2차전지 장비주

220825 하나기술 상한가

 

8월 25일 하나기술이 상한가로 마감했습니다. 

장 마감을 앞두고 전자신문에서 1조 5000억 규모 계약 체결 소식을 보도했기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하나기술은 아래와 같이 밝혔습니다.

“플레이어사와 반고체 생산설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사실이나, 수주와 관련된 사항은 확정된 바가 없다”

달리 말하면 '납품을 하긴 할 건데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도로 해석해 볼 수 있겠네요. 

 

 

플레이어사는 노르웨이의 배터리 생산 업체입니다. 현재 50GWh 규모의 배터리 설비를 증설하고 있습니다. 

통상 1GWh에 1천억원의 시설투자 자금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하나기술은 무려 전체 설비투자 금액의 30% 정도를 수주한 셈입니다.

(전자신문 기사가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말이죠.) 

하나기술 시가총액이 5천억이 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계약이 아닐 수 없죠.

 

이런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선 당연히 레퍼런스 체크, 파일럿 장비 납품 및 시운전 등을 통해 신뢰를 쌓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배터리 생산 업체 입장에서는 수 조원을 들여 설비를 구축하는데 장비에 문제가 있어 경쟁사에 뒤쳐진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하나기술은 이미 예전부터 플레이어사와 거래 관계를 이어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최근 단일판매 공급계약 공시를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해당 공시는 지난해 9월 4일에 나온 계약 건인데요. 당시에는 계약금액이 공란이었습니다. 

고객사의 비밀유지 조약 때문에 구체적인 계약 규모를 기재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29일 고객사의 비밀유지 의무가 끝나면서 계약금액을 기재한 공시 본문을 재차 제출한 것입니다. 

즉 하나기술은 1년간 플레이어사에게 파일럿 장비를 납품했고, 

플레이어사가 충분히 검토 후 문제 없다고 판단하여 이번 대규모 계약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하나기술의 납품 가능성을 높이는 단서는 증설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언론 보도 내역을 찾아보면 '하나기술이 플레이어사, 브리티시볼트 등 유럽 배터리 고객사로부터 잇따른 수주에 성공하며 생산능력을 2배 늘렸다' 라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기업은 단순히 ‘잘 팔릴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고 증설을 하지 않습니다. 

맛집의 경우 식사 시간만 되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뤄도 웬만해선 확장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비용이 들고 사람도 더 뽑아야 하는 등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자칫 식당을 확장했는데, 예상과 달리 손님들이 안 오면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달리 말하면 과감하게 증설을 단행한 기업은 믿는 구석이 확실히 있다는 얘기입니다. 

특정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발주가 확실시 되니 해당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증설을 단행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하나기술이 어떻게 대규모 수주를 받게 됐는지 알아봤는데요.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해당 고객사에 파일럿 장비를 납품하며 신뢰를 쌓았고 

둘째 대규모 공급에 앞서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췄습니다. 

 

이와 같은 조건에 해당되는 2차전지 장비 업체들 역시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유럽 배터리사에 납품 이력이 있고 최근 생산능력을 늘리거나 늘리고 있는 기업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참고로 2차전지 제작 공정은 전극공정 – 조립공정 – 화성공정으로 나뉩니다. 

1) 전극공정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구성하는 공정이고 

2) 조립공정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각종 부품과 결합해 배터리 셀을 만듭니다.

3) 화성공정은 배터리 셀에 충/방전을 반복함으로 인해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는 공정입니다. 

 

이중 단가가 가장 비싼 장비는 화성공정에 사용되는 포매이션 장비입니다. 

화성공정이 전체 설비 투자금액에서 30%를 차지하는데, 포매이션 장비만 화성공정 투자금액의 80%를 차지합니다. 

아무래도 포매이션 장비를 취급하는 기업들의 수주금액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